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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니스트펀드를 떠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이희수 이사입니다. 이희수 이사는 SCF상품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어니스트펀드가 신규 상품을 출시하고 안정화하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 왔습니다.
첫 번째 창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어니스트펀드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한 이희수 이사. 어니스트펀드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가 생각하는 어니스트펀드는 어떤 팀, 어떤 공동체일까요?
2년 반의 시간을 뒤로 하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이희수 이사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니스트펀드 사업총괄이사 이희수입니다. 비즈니스 라인을 만들고 효율화하는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업개발을 모르는 분을 위해 하신 일을 부연해 주세요.
대표적으로 SCF상품을 런칭했고 주택담보대출을 하는 소비자금융실을 총괄했습니다.
SCF상품은 런칭 당시 티몬에서 위메프로 제휴사를 확장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지금 SCF가 어니스트펀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상품 중 하나가 된 걸 보면 뿌듯해요.
주택담보대출에서는 효율성을 대폭 개선하였습니다. 전체 실행액을 늘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실행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며칠 전 부대표님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전체 상품에 대해 다양한 지표를 분석했는데 프로젝트 전후로 유의미한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다행이네요. (웃음)
퇴사 예정자를 인터뷰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인터뷰 요청주셔서 놀랐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퇴사는 합류 시점에 이미 서상훈 대표님과 이야기했던 부분이에요. 가족들과의 시간을 위해 퇴사 시점을 지금쯤으로 고려해도 괜찮을지 논의했었는데요. 다행히 좋게 생각해 주셔서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2년 반 정도 함께 했네요.
퇴사 사유가 ‘가족’이라니 멋진데요.
어니스트펀드는 정말 가족중심적인 조직이에요. 서상훈 대표님의 중요한 경영 철학 중 하나입니다. 어니스트펀드 입사 직후 첫째가 태어났고 곧 둘째가 태어나요. 제 삶에서 가장 큰 변화가 지난 2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일어났는데요. 어니스트펀드의 문화 덕분에 불필요한 야근 없이 일찍 귀가해서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퇴사 사유가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업무가 과중해서는 아니고요 (웃음). 아내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아내는 유학을 꿈꿨어요. 제가 ‘내수용’이라면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대기업 인사팀에서 커리어를 쌓았던 아내는 정말 ‘글로벌’한 인재거든요. 첫째가 생기면서 잠시 보류했었던 약속을 둘째가 생긴 이제 지키게 되었습니다.
어니스트펀드 합류 전에는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2008년에 아이폰 3GS가 출시됐어요. 스마트폰 혁명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준 사건이에요.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었어요. 패러다임이 변하는 게 눈에 보였고 구글 같은 IT 기업이 매일 새로운 전략을 펼쳤습니다.
테크크런치라는 IT 전문지를 하루에 6~7시간씩 읽었어요. 각 기업의 의사결정과 그것의 결과를 수집했어요. 제 가설과 비교하면서 분석해보기도 하고요. 사업개발은 가설을 세우고 실행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의 반복인데요. 몇 달을 이렇게 케이스 스터디하고 나니 산업을 파악하는 눈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이때,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온라인 서비스로 만들어 제공하면 큰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배달의민족이나 우버가 이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죠. 저는 물류 영역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회사를 공동창업했고 COO로 일을 시작해 2017년 6월까지 함께했습니다.
첫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신 만큼 다른 곳의 제안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니스트펀드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업 생활 6년 동안 밤도 주말도 없이 달렸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조금 쉬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잠을 못 자는 거예요.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대기업 인사 쪽 일을 했던 아내로서는 ‘창업 한 번 잘 마무리했다고 해서 휴식기를 가져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금방 다시 취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SNS에 간략한 프로필을 올렸어요.
그걸 계기로 서상훈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낮 2시부터 이야기했는데 나와보니 밤 10시였을 정도였죠. 어니스트펀드가 잘 될 거라는 확신은 물론, 서상훈 대표님과 꼭 한 번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쉬지도 않고 바로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했어요.
어떤 점에 가장 호감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서상훈 대표님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뛰어나요.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지도록 이야기하는 능력이 있어요. 상대의 생각과 감정에 깊이 공감하는 타고난 리더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서상훈 대표님께서 사업자로서 본인이 가진 장단점이나 경영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저도 창업을 해봤지만, 창업자들이 그러기가 참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상훈 대표님을 보면서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고 정확한 상품을 팔고 있다’는 질감을 느꼈고, 그 정직함 덕분에 빠르게 신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합류 후에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서상훈 대표님과 어니스트펀드에 대한 확신이 옳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요. 저는 어니스트펀드와 함께하기로 했던 결정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
우선 서상훈 대표님께서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일종의 선한 분노이자 문제의식인데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출자가 사금융에서 24%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안 된다, 맡길 돈이 적은 일반인들도 자산가들처럼 매력적인 수익률의 투자 상품을 만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는 거죠.
어니스트펀드 구성원들 역시 사회에 가치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를 두고 일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지난 2년 반 넘는 시간 동안 투자자와 대출자를 폄하하는 이야기를 하는 팀원을 본 적이 없습니다. 작은 단어 하나가 우리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태도의 기본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여러모로, 늘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선하고, 근면 성실하고, 똑똑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업무 만족도가 정말 높았습니다.
“선하고 근면 성실한 데다 똑똑하고 겸손한 사람들”이라니 너무 완벽한데요. (웃음) 어떤 의미인가요?
어니스트펀드 구성원들이 똑똑하다는 건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일 텐데요. 제가 놀란 건 구성원들의 메타인지가 굉장히 높다는 거예요. 메타인지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어니스트펀드 구성원들은 나 스스로를, 특히 나의 오류와 부족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팀원들이 다들 자존감이 높아요. 적어도 이 분야만큼은 내가 정말 잘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실력과 능력 역시 분명하게 인정합니다. 잘 모르거나 틀린 부분에 대해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근면하게 바꾸어 나갑니다.
자존감이 높고 일을 잘하는데 메타인지를 갖춘 분들과 함께면 일이 즐겁습니다. 감정싸움이 아니라 합리적인 토론을 하게 되고, 일하면서 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도 많이 배웠고요.
이희수 이사님의 지난 2년 반에는 어떤 성장, 배움이 있었나요?
‘완성도’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갖게 된 점이 저로서는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금융이라는 산업은 그 특성상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어떠한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계약서보다는 현장과 사람을 중시하는 물류 산업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었는데요. 덕분에 계약을 맺을 때, 보고서를 쓸 때, 외부와 소통할 때 더 세심하게,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검토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하시는 동안 어니스트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앞으로의 어니스트펀드에 대해 이희수 이사님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저는 어니스트펀드의 성장성이나 비전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존 금융권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걸 가능성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금융은 의사결정의 잘잘못이 곧바로 증명이 되는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고 의사 결정하는 사람이 그 결정을 수행하는 사람과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니스트펀드는 정반대의 문화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어니스트펀드는 직급과 직무에 상관없이 전 구성원이 생각하는 조직이기를 지향합니다. 리더가 더 빠르게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팀원 모두가 생각하고, 소통하고, 돕는 환경을 추구해요. 이런 조직이 되기 위해 정보와 맥락을 늘 풍부하게 공유하고 있고요.
이처럼 어니스트펀드는 ‘기존과 다른 문화’를 바탕으로 금융업을 재해석해 왔습니다. 다양한 기업과 제휴하고 필요한 기술적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우리의 성장 방정식은 새로운 문화에서 태동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어니스트펀드가 문화를 무기로 금융권의 판도를 혁신해내리라 믿습니다.
어니스트펀드에 대한 강한 확신이 느껴집니다.
동시에, 진한 아쉬움이 말씀에 묻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첫 사업이 나름의 이론을 세우고 검증해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면 어니스트펀드는 이론을 재검증하면서 표준화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가 되어주었는데요. 지금 떠나는 게 개인적으로는 정말 아쉽습니다.
사회를 혁신하는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건 매우 희소한 기회예요. 혁신은 끝이 없는 여정이지만, 중도 하차하는 건 언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기도 하고, 다음에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아쉬운 만큼 더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어니스트펀드와 팀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스타트업이라는 게 사실 참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가끔은 ‘공감하는 사람만 버텨낼 수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요. 선한 가치를 향해 오늘도 한걸음씩 나아가고 계신 어니스트펀드 구성원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훌륭한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늘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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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상 = 어니스트펀드
사진 = 김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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